본문 바로가기
라이프&호프

나와 수영-2

by go1700 2024. 7. 8.
반응형

*. 주의사항
수 많은 오타 있음. 문장력&필력 완전 딸림. 쓸데없는 말 많음. 은근히 지 자랑도 함.
그 밖의 많은 문제들 있습니다.

1. 나와 수영-2 

학섬을 그냥 한바퀴 돌고 바로 출발하는게 결론적으로 최고의 선택이었는데, 상륙을 하는 바람에 엄지발가락을 베였다. 학섬은 조개나 굴의 서식지 같았고 갈매기, 학 등 조류들의 식량창고 같은 역할인지도 모르겠다. 바다 한가운데 사람이 없는 섬을 얼마나 좋아하겠는가? 발가락에는 피가 났고 바로 지혈을 했다. 휴.. 다행히도 깊게 베이지는 않았는데.. 그래도 쓰라리고 따끔따끔 한게 기분이 영 나빴다. 가뜩이나 돌아가는 길이 멀고 불안한데, 피까지 봤으니.. 과연 무사히 돌아갈 수 있을까.. 란 질문을 스스로에게 몇번이나 한 것 같다. 잠시 쉬는 동안 물도 없고 에너지를 보충할 아무것도 없었다. 오는길에 바닷물을 많이 마셔서 그런지 생각보다 갈증은 심하지 않았다. 어느정도 지혈을 하고 난 후.. 피는 더이상 나지 않았는데, 수영할 때 여간 불편하지 않은게 아니였다. 꼭 발가락에 밴드를 붙이고 떨어질랑.. 말랑 하는 느낌.. 그 느낌은 베인 내 발가락 피부가 너덜너덜 해지는 느낌..

​출발하려고 방향을 잡으니.. 큰일이 났다. 동서남북을 전혀 모르겠다. 내가 어디서 출발하였는지를.. 지형이 익숙하지 않으니.. 이 산이 저 산 같고.. 육지에서 보는 섬은 엄청 가까워 보였는데.. 섬에서 육지를 보니 왜 그렇게 멀어 보이는지. 한 곳은 참 익숙한 해변이 있기는 했다. 바로 바보 세친구들이 물살에 떠내려간 방향.. 즉, (전)대금초등학교 방향은 자세히 보니.. 그쪽 해변이 맞는 것 같았다. 하지만 대금초 방향으로 수영 할 수 없었다. 출발한 곳으로 바로 가야지 옷이 있는데.. 최소한 윗옷이라도.. 만일 대금초 방향의 해변에 도착하면 다시 수영을 해서 출발지로 가든지.. 아니면 걸어가야 하는데.. 1.5km 정도를 수영복만 입고 걸어가는 일이 쉬운가? 대낮에 다 큰 남자가.. 이 상황을 글로 쓰기가 참 어려운데.. 하여튼 출발한 곳으로 바로 가는게 최고의 선택일 것이다. 그런데 출발지를 전혀 모르겠고 안보였다. 정말 당황했다. 깔끔하게 마무리 하고 저녁에 가볍게 한 잔 하면 좋은데.. 깊은 고민을 하다가 문득 눈에 보인것이 우리가 출발할 때 누군가의 텐트가 있었는데.. 그 텐트 뒷쪽으로 작은 산을 포크레인이 작업을 하고 있었다는 것을.. 생각했고 작은 산이 파헤쳐 있는 모습이 내 눈에 보였다. 정말로 학섬에서 보는 육지는 작게 보였는데.. 포크레인이 작업해 파헤친 산.. 그 부분만은 놀랍게도 확대가 되어 보였다. 갈색의 파헤쳐진 산의 흙들.. 또한 누군가의 텐트도 보였고, 텐트 주위로 사람들이 왔다갔다 하는 것도 흐미하게나마 보였다.

바로 출발이다.. gogo..

​돌아가는 길은 제법 순탄했고.. 나름 최악의 상황속에 현재까지 반이상 해냈다는 성취감과 감동.희열.. 이 나를 감싸고 있었다고 할까? 또한 바보 세친구들을 어떻게 복수^^ 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수영이었다. 돌아가는 길은 아직도 기억에 선하다. 어떤 기억이냐면.. 팔을 저어도 저어도 거리가 줄어들지 않는다. 대략 직선거리 1.3km.. 물살때문에 조금 휘어져 돌아가도 1.5km~1.7km 정도.. 2km라고 해도.. 수영장이면 넉넉잡아 30분이면 끝나는데.. 이건 가도가도 왠지 제자리거나 거꾸로 가는 느낌.. 가다가 위치 확인하고를 몇번이나 했는지 모른다. 별로 좋아하지 않는 한숨도 저절로 나오더라.. 어..휴..! 나름 최선을 다해 즐기려고.. 만끽하려고 노력했다. 당시 20대 중반의 나이에.. 내가 언제 이런 경험을 해볼까라는 생각을 하면서.. 팔을 저었다. "내가 말이야.. 다시 오나 봐라.. never come again.."

​영원할 것만 같았던 나의 수영이 드디어 끝이 보였다. 정말 물속에서는 방향감이나 거리감이 없었는데.. 어느덧 바닷물속이 보이기 시작했다. 시커멓던 바닷물속이 맑아지면서 조개나 해초류 등이 보이기 시작했다. 알고 보니 벌써 육지 도착.. 대략 200~300m 전이었다. 야.. 이렇게 기쁠수가 있을까? 환희의 순간.. 대학 합격이나 군제대 할 때 보다.. 더더욱 최고의 순간이었다. 남은 거리 200~300m를 바로 가지 않고 잠시 바닷물에 누워 하늘을 봤다. 나를 학섬까지 도전하게 해준 하늘.. 정말 최고의 하늘이었다. 남은 거리를 아끼고 아껴서.. 천천히 쿨다운&마무리 운동도 할겸해서 육지에 도착했다. 정확히 출발지가 맞았고.. 도착해서 생각하니 학섬에서 당황해서 그렇지.. 출발지 찾는게 그렇게 어럽지는 않았을건데.. 학섬에서는 왜 그렇게 힘들었을까? 해변에 도착후 출발지로 걸어 올라오는데.. 누군가의 텐트에.. 가족분들이 모여 수박인가.. 라면인가를 먹고 있었다. "아.. 저분들이 텐트의 주인분들이구나" 그때 텐트의 소유주를 알았다. 아마 나를 보고 살짝 놀랐을 거다. 텐트분들 어디서 잠시 물놀이 하다 오니.. 웬 옷가지들이 있고 오리발도 있고 등등.. 뭐지 하셨을거다. 게다가 어떤 성인남자가 물속에서 몸에 피가 줄줄 흐르고.. 수영복만 입고 나타나니.. 그때 눈을 마주치지 말았어야 했는데.. 당시 나의 수영복은 삼각이었다. 수영인이 아니면 이해못할.. 조금 다소 민망한 수영복이지.. 다음엔 '전신슈트'라도 준비 해야겠다.

​옷을 입으려고 하는데.. 그때 내 몸을 처음봤다. 다리나 가슴 등에 심하지는 않지만.. 긁혀서 그런지 피가 조금씩 흘러내리고 있었다. "아 이래서 저 텐트분들이 나를 보고 놀라셨구나" 란 생각도 잠시.. 바보 세친구만 있었으면 덜 민망할 건데.. 이들은 어디에..? 나는 대충 마무리 스트레칭 등을 하고 해변 백사장에 앉아 친구들을 기다리고 있는데.. 출발할 때나 지금이나 시계가 없었는데.. 그렇게 오랜 시간이 지난것 같지 않은 느낌을 받았다. 길면 2-3시간 정도.. 나는 10시간 이상의 시간을 흘렸다고 생각했는데.. 40-50분후 쯤 될까? 방파제와 언덕때문에 안보였는데 세친구들은 근처에서 계속 물살과 싸우고 있었던 것 같다. 나와의 거리는 100~200m 정도. 기다리고 있는데 바닷가 쪽에서 누군가 소리지르고 난리가 났었다. 앞을 보니 바보 세친구들이 어느 순간 내 앞 50m에 배를 끌고 나타났다. 생각보다 반갑기도 했지만.. 근데 가만히 보니 그들은 뭔가 아주 기쁜 성취감에 빠져서 나에게로 왔다. "뭐지 다른 경로로 학섬에 갔다 왔나?" 친구 섭이는 나에게 학섬에 도착한 걸 봤다고 했다. "뭐 고맙지.. 학섬상륙 증인이 있으니.." 이제 나의 추궁이 시작된다. "너희들은 어디서 뭐했냐?"

​수영친구는 내가 말한대로 바다수영 경험(장거리 바다수영)은 거의 없고 어릴때 좀하다가 오랜만에 수영하니 '급 체력저하'로 살고 싶어 섭이의 배를 겨우 잡아 탔고, 섭이와 칠봉이는 배에서 노를 젓는데, 5분정도는 앞으로 잘 나갔는데.. 조금 먼바다로 나가니 전진이 안되고 계속 9시 방향으로 물살과 파도에 휩쓸려.. 겨우겨우 방파제 앞에서 중심을 잡고 다시 학섬으로 출발하려 했으나..(나를 도우려고 노력했으나) 계획에 없던.. 졸지에 추가된 인원인 수영친구로 인하여 배가 전진도 후진도 안되는 상황.. 3인승 보트이지만 동네 개울쯤(?)에서 타고 노는 배가 무거워서 어떻게 앞으로 나가겠냐? 결국 세친구들은 학섬과 나를 포기하고 출발지를 목표로 배의 노를 저었는데.. 역시나 조금만 가면 물살에 휩쓸려 제자리로 돌아옴 등.. 반복을 몇 번 하였다고 한다. 배의 노끈을 몸에 묶어 한명은 배를 수영으로 끌고, 두명은 노를 젓고 등.. 지랄발광(^^)을 한 끝에 출발지인 해변가에 도착했는데.. 내가 올린 사진.지도를 보면 알겠지만 언덕 넘어.. 방파제 가기전의 바다에서 바보들이 사투를 벌인 것 같다. 그래서 사투 끝에 출발지에 도착하여 환희의 포효와.. "뭐 짐승이냐!" 스스로의 감동에 빠져 있었다는 나만의 결론이다. 그러니깐 출발지에서 겨우 100m-200m 정도의 거리에서.. 사투를 벌인 것이 아니라.. 너희들은 은근히 즐기고 놀았다는 것이다... 란 것을 나는 알고 있다. "일요일이라 방파제에 낚시인들 있던데.. 너희들을 뭐라고 생각했을까? 3시간 동안을.."


​수영친구의 말이 정말 웃겼다. "나는 5분 정도 가니 죽겠던데.. 너는 계속가던데.. 안쉬고 계속 가.." 미안해서 그런지.. 나를 칭찬해 줄 목적으로 한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계속 가야지.. 방법이 있나? 그날 그렇게 '2차 학섬 상륙작전'은 나만의 성공으로 끝났다. 많은 이야기들이 있지만 오래전 일이라 자세히 기억에도 없고.. 저녁에 칠봉이의 횟집에서 간단히 한 잔하고.. 언제부터인가 칠봉이의 횟집은 '베이스 캠프'가 되었다. 하룻밤 더 자고 갈까하다.. 집으로 가는 고속버스를 탔다. 그날 집으로 가는 버스는 일요일이라 그런지 엄청 차가 막혀 아직도 기억이 난다. '2차 학섬 상륙작전 성공' 

​1). 3차 학섬 상륙작전

당초 계획은 '나와 수영' 단편으로 끝낼 생각이었는데.. '나와 수영2' 까지 쓰게 될 줄이야.. 어쩌면 '나와 수영3'까지 갈 수도 있는데.. 쓰다보니.. 보다 자세히 기록하기 위해인지는 모르겠지만 이상하게 길어진다. 최선을 다하자.

​그즈음부터 대금리의 섭이와 관계있는 주민분들은.. 칠봉이도 있으니.. 어느정도 나에 대한 작은 소문이 난 것 같다. 3차 학섬 상륙작전에 섭이가 말해줘서 알았다. "섭이.. 니 친구 올 여름에도 또 왔네" 섭이 어머니께서는 나를 완전 '똘아이(^^)중에 상급'으로 생각하시는 것 같았는데.. 3차 작전으로 인해 나는 더이상 학섬에 갈 '명분'을 잃고 말았다.. '

 

명분이 없지 않습니까-하정우 썰"

"섭이 어머니 죄송합니다.. 정말 잘못했습니다.. 미리 사과의 말씀을 드리고 시작하겠습니다" 

​어쨌든 완벽한 나만의 '2차 학섬 상륙작전" 성공 후 '나는 다시는 학섬에 가지 않으려고' 했지만 점점 여름이 다가오니 본능적인 끌림.. 정말 무서운거다. 또한 친구 섭이 주위의 분들도 어느정도 알고 있겠지만.. 내 주위의 친구나 지인들도 모두 알고 있다. 내가 학섬을 어떻게 알게되었고.. 1차상륙 실패.. 2차상륙 성공.. 바보 세친구들까지.. 대부분의 스토리를 알고 있다. 때는 2001년이다. 아마 3월에 친구&후배들과 술자리에서 올 여름에 학섬에 한 번 갈까란 주제로 잠시 대화를 했는데.. 일이 커져 버렸다. 그때 그러지 말았어야 하는데.. 살짝 후회된다. 참고로 나의 이야기는 상당히 유쾌한 글이다. 혹 걱정 하신다면 염려 놓으시길.. 

​그리하여.. 그 곳에서 일명 '수영군단'을 만들었다. 목표는 '3차 학섬 상륙작전' 이다. 나의 군단인들은 나의 모든 경험과 기술(?)을 전수 받아 틈이 날 때마다.. 수영을 배우고 가까운 바다에 가서 발만 담그는 체험하는 등.. 최선을 다하였다. 총 인원은 7명 정도 인데.. 다 모이기가 쉽지 않았다. 3차 때 참가한 인원은 총 4명이다. 섭이까지 5명이.. 7월이 되어 학섬으로 출발한다. 나의 군단은..

1. 군대&대학 친구 '길이'(현 국립대 교수이다. 쏴라있나? 길이. 내가 여기다 학섬 얘기하고 있다. 기억나나.. ^^)
2. 한 때 주유소 알바에서 만난 '수정(가명)'이가 있다(다른대학 대학생).
3. '미스터 손(별명)' 당시 중학교 3학년이었는데, 5살때 부터 태권도장에서 만난 사이이다. 수영은 못하지만 방학이라 나를 좋아해서 그냥 따라왔다. 미스터 손은 나의 한국본머스태권도장의 영상에도 나온다. 태권도 에이스이다.

그 외 4명의 군단인들은 시간이 맞지 않아.. 대금리 역사에 길이 남을.. '상급 크레이지한' 순간에 참가하지 못한다.

어떻게 보면 군단조합이 엉성하지만 조금만 앞에서 잘 리드해 주면 '학섬은 갈 수 있지 않겠나' 라는 생각을 했었고.. 준비를 많이했다.

또한 섭이의 노젓는 실력이 보통이 아니었다. 작년의 바보? 사투가 본인을 각성하게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노를 젓는 팔의 근육에 진심이 담겨있었다. 당시 나는 나의 애마인 '티코'란 녀석이 있던 몸이라.. 귀하신 몸이었고.. 나의 티코는 우리 군단을 거제까지 안전하게 데려다 주었다. 추후 영국갈때 나의 티코를.. 내 친구 여동생에게 팔려고 다 준비했는데 '슈퍼티코'가 아니란 이유로 계약이 취소되는 굴욕을 맞보았다. 쩝.

​2001년 7월의 토요일 일거다. 우리군단은 섭이 집에 도착하여.. 섭이가 잡아 놓은 소라.고동 등을 엄청 많이 먹고.. 체력을 보충한 후.. 작년의 그 출발지로 가서 최종연습을 했다. 앞바다까지만 수영으로 몸 풀고.. 옆의 방파제에 가서 다이빙도 한 것 같다. 역시 팀이 많으니 참 좋다. 혼자도 좋지만.. 준비된 팀이 있으니 든든하기도 했다. 그렇게 최종연습이 끝나고 우리의.. '베이스 캠프'인 칠봉이 횟집에 가서 간단히 한 잔하고.. 칠봉이는 이제 눈빛만 봐도 아는 사이 아닌가? 3년째 똑같은 상황에서만 만나고 있다.

​나도 몰랐는데 3년 연속으로 학섬도전을 한 것 같다. 1차가 99년이 맞는 것 같다. 아니면 98년일 가능성이 조금 있는데.. 아무리 생각해 봐도 99년 같다. '나와 수영' 1편에 99년 인명구조 자격 등 했는데.. 지금 글을 쓰다보니 '누락.착각'한 부분이 있다. 99년 인명구조 따고 1차 학섬도전을 한 것 같다. 세월이 많이 흘러 기억을 쥐어짜도 생각이 안난다. 많은 양해를 부탁드린다.

​당일 아침 날씨는 정말 좋았다. 내가 생각한 날씨보다 더욱 좋았다. 하하하! 완벽한 하루구만..! 3차 도전은 오전중으로 시도한 것 같은데, 대략 오전 11시쯤인 것 같다. 모든 준비를 한 후 해변으로 갔다. 작전은 역시나 간단하다. 섭이와 손은 배에 타고, 나와 길이, 수정이는 학섬을 향해 전진하는 거다. 노는 섭이가 젓고 손은 사진 찍고 에너지보충을 위한 음식 전달 등의 임무를 맡았다. 충분히 몸을 풀고, 이제 출발이다. 이상하게 작년보다 물살이 잔잔하고 고요했다. 날씨는 정말 좋았고.. 좋았다. 섭이의 배가 힘차게 출발했고 모두들 웃으면서 여유롭게 수영을 시작하였다. 길이와 수정이는 서로 수영 잘한다고 매일 싸우더니 조금 긴장된 듯한 얼굴이었지만.. 내가 연습기간 동안 얼마나 많은 잔소리를 하지 않았겠나? 긴장하지 말고 몸에 힘 빼고 천천히 물결.흐름에 따라 수영하라고 계속 격려와 에너지를 주었다. 그것이 나의 역할이다. 나는 앞서나가는 섭이 배에 가서 얘기도 하고 30m쯤 뒤에서 오는 길이.수정이 한테 가서 격려와 칭찬을 더해 주었다. 중간쯤 가서 쉬는 시간에 모두 배옆에 있는 끈을 잡고 쉬면서 초코렛.바바나 등 에너지를 보충하고.. 물도 먹고.. 그래 이렇게 해야했다. 2차 도전 때에도.. ^^

​나는 기분이 좋아 접영.배영도 하고 잘 놀고 있는데.. 그때 나는 봤다. 저 멀리서 밀려오는 먹구름을.. 느낌이 정말정말 안좋았다. 하지만 멈출수가 없었다. 섭이도 평생 그 동네에 살았으니 날씨를 나보다 더 잘 알겠지만.. 뭐 먹구름 때문에 계획을 취소할 수 있나? 비 좀 온다고.

우린 다시 출발 했다. 손은 사진을 스스로 잘 찍고 있었고.. 그 때 지금의 스마트폰이 있었으면 정말 최고의 영상일 건데.. 내가 이렇게 힘들게 글을 안써도 되고.. 그냥 보면 되니까? ^^

​우리 군단은 생각보다 빨리 학섬에 상륙하였다. 배에 신발이 있으니 조개나 굴따위가 무서울리 없다. 작년에는 몰랐는데.. 조개.굴의 천국 이었다. 정말 많았다. "너무 쉬운거 아니냐" 사실 너무 쉬웠다. 난 작년에 죽을 동.. 살 동으로 학섬에 왔는데.. 물도 없고, 비상식량은 바보 세친구들한테.. 올해는 너무 평화롭고 쉽지 않는가? 아니 뭐 반드시 어려워야 한다는 건 아니다. 좋지 뭐! ^^.. 란 생각은 나의 바보같은 너무 이른 결정이었다. 왜냐하면 우린 학섬에 막 도착 했다. 아직 돌아간 상태가 아니기에.. 이제 돌아가야 한다. 살아서..

​학섬에서 출발하려고 할 때 비가 내렸다. 햇빛은 있는데 비가 내리니.. 더욱 운치가 있는 듯 멋지게 보였다. 비를 맞으며 우린 각자의 포지션에서 육지를 향하여 가는데.. 갑자기 햇빛이 사라지고 비도 급 많이 내리고.. 비는 수영에 큰 문제가 아닌데.. 바람이 너무 세다. 바람이 세면 파도도 세다. 주위가 5분만에 밤이 되었다. 어떻게 이런일이.. 생길수가.. 바다날씨는 예측하기 힘든거 알지만.. 어떻게 눈 앞에서.. 파도가 너무 세다.. 답이 없었다. 비도 어마무시하게 많이 왔지만.. 나의 관심은 파도이다. 너울성 파도는 아니지만.. 그 찰랑거림이.. 두려웠다. 나와 내가 책임지는 군단들의.. ^^ 일단 전진을 멈추고 길이와 수정이는 배 옆의 끈을 잡고 나는 배의 끈을 허리에 묶고 배를 끌고 전진.. 섭이는 열심히 노를 젓고 등.. 할 수 있는 각자의 모든 일들을 했다. 생존을 위해서. 나는 그 상황 배를 끌면서 좀 재미있다는 생각을 했다. 영화의 한 장면이거나.. 꿈속의 일 인냥. 하지만 현실은 전혀 파도와 비가 미친듯이 '이제 지금부터 본격적이야..' 란 뜻으로.. 난리가 났다. 내가 배를 끌어도 배가 앞으로 가는지.. 뒤로 가는지.. 옆으로 가는지.. 방향도 어두워서 보이지 않고.. 알 수가 없다. 그땐 시간이 오후 1시쯤 될까 말까 할텐데.. 앞이 캄캄해서 보이지가 않았다. 배를 끌던 나의 체력도 급 방전되었다. 나는 배로 와서 끈을 잡고 떠있었다. "섭아 돌풍 같은데.. 좀 있으면 지나가겠지" 라고 물었을거다.. 섭이도 동의했지만, 좀 있다가 1시간이지.. 2시간인지.. 알 수가 있나? 이제 시작인데..

​그렇게 5분.. 10분 정도 떠 있있다. 방법이 없었다. 다행히 배가 있으니.. 최악의 경우 그냥 떠 있기만 해도.. 살 수 있을 것 같았다. 바람은 갈수록 너무 거세었다. 짜증날 정도로.. 불행중 다행으로 다들 너무 침착했다. 특히 중3인 '미스터 손'은 헛웃음만 지을 뿐.. 큰 동요가 없었다. "뭐지 이놈아도 똘아이(^^)과인가?" 모두들 각자의 방법으로 진정한 사투를 벌이고 있는데.. 죽으라는 법은 없는지. 구세주가 나타났다. 마침 급 철수하던 어선인지.. 낚시배인지 우리들을 보고 시간없다고 빨리 타라고 했나.. 뭐라 했나.. 말소리가 들리겠나? 뭐가 어떻게 됐는지 기억이 가물가물 하지만 결론적 자세는 '코미디.개그' 그 자체이다. 3인승 배에 우리 5명이 타고.. 난 배의 머리쪽에 엎드려 누워.. 낚시배에서 던져주는 밧줄을 잡고 우리를 끌고 가는 형태이다. 글로 설명하기가 참 어렵네.. ^^ 나만 끌려가면 안되니 내 다리는 섭이와 손이 단단히 잡고 있었다. 꼭 무슨 수상스키 타는 모습.. 이 심각한 상황에 이런 장면이 나올 줄은 꿈에도 상상 못했다. 제법 웃겼다 ^^

​한 5초 정도는 내가 밧줄을 잘 잡고 있었는데.. 낚시배의 힘이 얼마나 센지.. 또한 우리 배를 끌어야 하니.. '운동역학'적으로 내 팔이 버틸수가 없었다. "진짜 죽겠네.. 아 내 팔..!" 그러니깐 내 팔의 힘으로만 섭이 배와 낚시배를 연결하는 매개체.. 견인줄 이라고 할까? 썅..^^

나는 결국 밧줄을 놓고 말았다. 내 팔을 놓을 수는 없잖아.. 순간 낚시배의 누군가와 눈이 마주쳤는데.. 벌써 그는 나에게 '세이 굿바이'를 말하는 듯한 눈빛..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그리고 우리 배는 뒤집어졌다. 왜 뒤집어졌는지는 모르겠지만..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속도가 떨어지면서 파도와 부딪쳤다고 생각된다. 다행히 수영 못하는 손은 구명조끼를 입고 있었기에 큰 피해는 없었지만, 배안에 있던 사진카메라, 비상식량, 물, 슬리퍼 등 다 사라졌다. 바다속으로.. 아니 떠 있던 슬리퍼 몇 개는 건졌는데.. 짝이 맞지 않았고.. 특히나 카메라는 돈도 돈이지만.. 우리의 추억을 증명 할 수 있는 자료인데.. 사라졌다. 비닐로 꽁꽁싸져 있기에 어쩌면 카메라를 찾기만 하면 그 날의 사진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상상을 한다. 언제가는 찾으러 가야지.. 

​일단 배를 다시 복구시키고 우리는 다시 표류한다. 그래도 200~300m 는 공짜로 온 것 같아 뿌듯했나? 비 바람은 파도는 더욱 거세게 몰아부치고.. 우리는 좀 전의 상황을 잠시.. 얼떨결에.. 뭐지뭐지.. 뭐였지 뭐였지란.. 정리가 안된 상태로 서로의 얼굴을 본다. 막막했다. 죽음이 10이라면 우리들의 멘탈상태는 11정도 되는 듯.. 하지만 실제로는 7정도 쯤. 버티기만 하면 살 수 있을 것 같다. 모두들 이상하게 침착해서 감사했다. 모든 것이 찰나의 순간이다. 하하.. 그 때 우리의 영웅 '칠봉'이가 난타난다. 칠봉이 등장음악 '브금'(BMG)을 깔아줘야 하는데.. 횟집 고깃배을 타고 늠름.씩씩하게 우리를 구해주는 진정한 구세주 아닌가? 배에는 섭이 어머니도 타고 계신걸로 기억되는데.. 난 단하나의 생각만 들었다. "죽었다.. 그리고 학섬이여.. 대금리여 안녕..!" 우선 섭이가 칠봉이 배에 올라타서 손과 길이 수정이를 태우고.. 나는 섭이 배에 있던 그나마 남은 물건을 수습한 다음.. 섭이 5만원짜리 배를 칠봉이 배에 싣고 등.. 나도 탔다. 그후로 섭이의 5만원짜리 배는 볼 수가 없었다. 왜냐하면 칠봉이 배가 달리는 동안 가벼운 섭이 배는 바람에 날아갔다. 누군가 섭이 배에 앉아 있어야 하는데.. 그럴 정신이.. 그럴 이유가 있었겠나? 나는 섭이 어머니 '레이저 눈빛'으로 인해.. 그냥 수영해서 갈까란 생각도.. 내 몸 하나 정도야 이런 파도는 이길수 있지 않겠나란 생각도 했었지만.. 우린 방파제옆 부두에 도착했다. 그리고.. 무슨 일이 일어났나면..

​날씨가 정말 순식간에 화창히.. 내가 좋아하던 7월의 날씨로 변해가고 있었다. 도대체 왜..?
우리 군단은 완전 패잔병들이 되어 버렸다. 좀 웃기기도 했고.. 슬리퍼도 한짝식만 싣고 있는 모습.. 이제 뭘해야 할까?
섭이 어머니께서는 별 말씀은 안하셨다. 한마디쯤 하셨는데.. 길었다. "니가 멀리서 와서.. 3년 동안 죽을라고 이 지랄(?)하냐.. 니가 죽으면 내가 니부모님을 어떻게 보냐.. 올해는 몇 명을 데리고 와서.. 왜 내년에 또 오지 등등.."

 

"죄송합니다. 잘못했습니다"

난 미리.. 섭이 어머니께 용서를 구하고 이 글을 써내려갔다. 위로 올려 보면 있다. "질못했습니다"

​칠봉이도 "좀 위험했다"란 짧은 말을 남긴 것 같고.. 밖에 나와 계시던 몇명 대금리 주민분들에게.. 나는 괜찮은데.. 섭이가 욕을 많이 들었다. 그 날 '죽음, 죽는다, 죽을라고..' 란 말을 대략 3만번 쯤 들은 것 같다. 특히나 중3인 손의 부모님께서 이 상황을 아신다면.. 난 아마 고소.고발을 당해.. 징역 380년 쯤 나오지 않을까? 손은 '외동 아들'이며.. 귀한 집 아들이기에..

2001년초쯤 '캐스트 어웨이'란 영화가 개봉했는데.. 비행기 사고로 바다에 추락하여 무인도에서 혼자 살아가는 '톰 행크스'의 이야기가 나한테는 정말 그 날의 휴유증처럼.. 꿈에서 나타나곤 한다. "윌 슨..!! wilson!!"

​안녕 윌슨..!!


야.. 이 사진은 당시 우리의 처지와 너무 비슷하다.. ^^

 

섭이 어머님은 날씨가 이상해지는 보고 칠봉이한테 가서 배를 띄우자고 했으며.. 칠봉이도 우리가 가는 걸 뻔히 알고 있는 상황이니.. 2차 도전의 공범자 아닌가?  3차 도전도 같이 하고 싶었지만.. 우리한테 학섬은 1년에 한번 올까말까 한 곳이지만.. 칠봉이한테는 문만 열면 학섬이 보이는데.. 굳이. 그렇게 섭이 어머니와 칠봉&가족분이들 우리들을 위해 배를 띄우셨다. 섭이 어머니가 칠봉이 배에 같이 타고 계셨다고 기억되는데.. 내 기억의 왜곡일 수도 있다. 배에서 내려 혼이 났는지.. 배에서 부터 줄곧 혼이 났는지.. 기억이 안난다.

​섭이 집에가서 샤워하고 점심먹고 쉬다가 어머님께 인사드리고.. 칠봉이 한테도 작별을 고하고.. 그 때 사진이 아직있더라. 모든 상황이 다 끝나고 칠봉이 집(가게) 앞쪽에서 학섬이 보이게 찍은 사진이.. 어디 있었는데.. 누구 카메라인지.. 섭이 카메라인지.. 칠봉이 카메라인지.. 모르겠지만 우리 수영군단 4명이서 찍은 사진이.. 찾아야겠다. 나의 '학섬 도전 역사'는 공식적으로 막을 내렸다.

​그 후 난 새벽.오전타임 수영장 강사.. 내가 배사범님께 배운 수영장에서 강사를 하게 되는 나름.. 기막힌 우연도 생기더라. 오후엔 헬스장 코치로 영국본머스를 준비하게 된다. 섭이는 친구들과 같이 거제번화가에서 자주 만나곤 했지만.. 한동안 대금리 근처에도 가지 않았다.

때론 내가 학섬에 수영해서 갔었는지 잊고 지낼때가 많았다. 오늘로 정확히 20년이 지났다. 친구 섭이는 하늘나라 사람이 되었고.. 나 또한 낭만과 나만의 독특함. 멋을 잃어가고 있는 것 같다. 

​요즘은 아들 수영 가르치느라 조금 바쁘다.
수영도 가르치고, 태권도.. 피아노도.. 가르칠게 너무 많고..
시간은 누구도 기다려 주지 않고 빠르게 흘러가고 있다.

​나의 허접한 글이지만.. 나름 나만의 진심을 담은.. 많이 많이 부족하지만..
내 친구 섭이 한테 선사한다. 언제나 명복을 빌며 고맙고 보고 싶다. 또한 섭이 어머님과 칠봉이.. 수영선수 친구와
나의 수영군단 멤버인 길이, 수정이, 미스터 손 등 모두 모두에게 감사함을 전하고 싶다.

언제나 건강하고 행복하시길..

​Well..
그리고 이 글을 쓰는.. 이 순간.. 나의 학섬도전의 열정이 또.. 조금씩 불타오르고 있다. 제발 타오르지마..!!
이번 주말 날씨가 좋을 듯한데.. 오랜만에 대금리로 드라이브 갈까 보다..^^


​99%의 확신이지만 학섬이 맞는 것 같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