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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호프

🏊 나와 수영, 그리고 학섬 도전기1

by go1700 2025. 8.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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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와 수영, 그리고 학섬 도전기1 (2025년 8월 편집본)

 

 

1. 물과 함께한 어린 시절

나는 어릴 적부터 물을 무척 좋아했다. 동네에는 변변한 수영장이 없었기에, 수영을 배울 기회는 거의 없었다. 하지만 1년에 한 번 가족과 함께 떠나는 부곡하와이 여행이 있었다. 그곳에서 하루 종일 물속에 머무르며 수영을 흉내 내고, 파도풀에서 헤엄치며 상상 속의 수영 선수가 되곤 했다.

물에 몸을 맡기면 이상하게도 마음이 편안해졌다. 어린 나에게 물은 두려움이 아니라 자유와 즐거움을 주는 특별한 공간이었다.


2. 사직수영장에서 키운 열정

중·고등학교 시절, 수영에 대한 갈증은 더욱 커졌다. 동네에는 여전히 수영장이 없었기에, 주말이면 일부러 버스를 타고 부산 사직수영장까지 갔다. 두세 시간을 달려 도착한 수영장에서 잠깐 물에 몸을 담그는 그 시간이 너무도 소중했다.

그 시절의 나는 전문적으로 수영을 배운 것도 아니었지만, 물에 들어간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행복했다. 그렇게 물과의 인연은 점점 더 깊어졌다.


3. 운명 같은 만남 – 배사범님

고3 시절, 우리 동네에 드디어 종합레포츠센터가 문을 열었다. 수능이 끝난 후 가장 먼저 한 일은 그곳에 등록해 수영을 배우는 것이었다. 그리고 나는 그곳에서 인생의 멘토라 할 수 있는 배사범님을 만났다.

배사범님은 원래 태권도장을 운영하며 수영 강사로도 활동하던 분이었는데, 나에게는 특별한 애정을 가지고 지도해주셨다. 밤마다 개인 특훈을 해주셨고, 그 덕분에 불과 한 달 만에 자유형, 배영, 평영, 접영까지 네 가지 영법을 모두 익힐 수 있었다.

그때의 열정과 성취감은 아직도 생생하다.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싹튼 순간이었다.


4. 수상인명구조원 자격 취득

수영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더 큰 도전을 하고 싶어졌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대한적십자사 수상인명구조원 자격 과정이었다.

1999년 여름, 10일간 이어진 훈련은 결코 쉽지 않았다. 무거운 마네킹을 끌고 나와야 했고, 파도풀 속에서 구조 시뮬레이션을 반복해야 했다. 하지만 훈련이 힘들수록 내 의지는 더 강해졌다. 결국 자격을 취득했을 때의 뿌듯함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었다.

이듬해에는 전국대학수영대회에도 출전했다. 상을 받지는 못했지만, 그 무대에 올랐다는 것만으로도 큰 자부심이었다.


5. 운명처럼 다가온 ‘학섬’

수영에 몰두하던 그 무렵, 거제도에 사는 친구를 통해 ‘학섬’이라는 섬을 알게 되었다. 육지에서 약 1.3km 떨어져 있는 작은 무인도였다. 친구는 농담처럼 “저기까지 수영해서 가볼래?”라고 했지만, 내 마음은 금세 뜨거워졌다.

‘그래, 언젠가 저 섬까지 수영으로 건너가 보자.’
그 순간부터 학섬은 내게 하나의 도전 목표가 되었다.


6. 첫 번째 도전 (2000년) – 실패

2000년 여름, 드디어 첫 도전을 감행했다. 그러나 결과는 실패였다. 바다는 생각보다 거칠었고, 날씨마저 도와주지 않았다. 파도와 물살은 수영장과는 차원이 달랐다. 끝내 중도 포기를 해야 했고, 나는 깊은 좌절을 맛보았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두려움보다 다시 도전하고 싶다는 의지가 더 강하게 남았다.


7. 두 번째 도전 (2001년) – 성공

1년 뒤, 나는 다시 학섬을 향해 도전장을 던졌다. 이번에는 준비를 철저히 했다. 날씨를 체크했고, 친구들은 작은 배를 타고 옆에서 나를 지켜주었다.

물살은 여전히 거세고 해파리 떼가 나타나기도 했지만, 나는 포기하지 않았다. 약 1시간 가까이 헤엄친 끝에 드디어 학섬에 도착했다. 그 순간의 기쁨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동시에 새로운 걱정이 찾아왔다.
‘이제 어떻게 돌아가지?’

성취감과 두려움이 교차했지만, 결국 그날의 경험은 내 인생에서 가장 값진 순간으로 남았다.


8. 수영이 내게 남긴 것

나에게 수영은 단순한 운동이 아니다. 끊임없는 도전의 상징이다.
수영을 통해 나는 두려움을 극복하는 법을 배웠고,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나아가는 의지를 다졌다.

학섬을 향해 헤엄치던 그날처럼, 앞으로도 인생의 바다 속에서 나는 새로운 도전을 이어갈 것이다.


✨ 마무리

이 글을 읽는 분들에게도 전하고 싶다.
도전은 늘 두렵다. 하지만 그 두려움을 뚫고 나아갔을 때의 성취감은 평생의 자산이 된다. 나에게 학섬이 그랬던 것처럼, 여러분에게도 인생의 ‘학섬’이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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